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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phenic Tea Time (AEMC 은미뽕 축제 전시작)

Animation by Sasha Woo

작품 설명

   안은미 컴퍼니의 연습실에서는 흔하지 않은 몸짓들을 발견할 수 있다.
공연을 위한 잘 짜여진 몸짓들 중, 마음에 드는 부분들만 골라 집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의도로 만들어진 춤들이 조각조각 잘렸다. 그렇게 수집한 영상들을 한데 모아보니 또 다른 이야기가 나타났다.
공연을 보는 나는 관객이었지만 이 순간, 작가가 된다.

   

   동시성, 아포페니아.

   관련없는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연결시키고, 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누구든 무의식적으로는 이렇게 언제든 예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짧은 주객전도적 경험을 스크린 속 ‘여자’에게 대신하게 해본다. 차를 마시는 일상적인 순간에 그녀의 머릿속에 관련이 없어보이는 것들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는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넣어보지만, 그녀는 그 의미를 알 리 없다. 그렇다면 그것들이 그녀가 발견하는 새로운 의미는 무엇일까. 관람하는 관객들은 그 순간 또 나름의 연결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작가에서 화면속 ‘여자’로, 또 관객들에게로 동시성이 흐른다.

 

   그 결론이 일치해도, 일치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있다.

기획 의도

   아포페니아(동시성)란 서로 관련없는 것들에 대해 연관성을 부여하여 의미를 추출하려는 인간의 습성을 나타낸다.

 

   이렇게 연관없는 단어 또는 사물들은 함께 놓여져 있는 순간, 연결성을 가지게 되고 어떤 이야기와 의미가 생긴다. 칼 융의 설명에 의하면 이것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어떤 신호와 메시지를 보내 는 것이고, 그걸 알 아차리는 것이 동시성이라고 한다. 동시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다. 자유로운 창작의 여지가 있으며, 모든 종류의 예술은 무대 밖에서 이것을 찾아, 무대로 옮기는 작업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안은미 컴퍼니의 연습실에서 느낀 점은 “연습실”도 하나의 무대이며, 그 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들이 일 상으로 옮겨졌을때, 작가는 나름의 아포페니아를 경험했고, 이 과정은 앞으로 “공연될 무대”와 동일하게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의도된 춤과, 의도되지 않은 움직임들이 동일하게 의미를 줄 수 있 다는 것. 그걸 작업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결과물은 댄서들의 움직임들과 그걸 보며 떠오른 것들을 작가 나름의 연결성으로 배치한 애니메이션이 다. 어떠한 연결성인지는 관객에게 충분한 설명은 하지 않고자 한다. 관객은 숙제처럼 주어진 랜덤할 수 있는 화면들을 보며 각자의 의미를 찾고, 또 그렇게 그들 나름의 아포페니아가 유도된다. 이 때, 관객들은 작가와 같은 의미를 떠올릴 수도 있고, 그들만의 새로운 것을 찾아낼 지도 모른다. 모두가 각자의 예술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기대한다.

© 2020 by Woosa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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